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목소리톤 (Tone of Voice)

작년 12월중순이었다. 딸아이가 다니던 드라마 클래스에서 워크숍 공연을 한다고 해서 보러간 적이 있었다. 신데렐라와 백설공주, 피터팬 등 여러 동화속 내용의 몇 개 씬을 짧고 재밌게 각색해 이루어진 공연이었는데 기억에 남았던 것은 오히려 극 중간중간 나왔던 30초 정도의 실험극이었다. 무대 위에 올라온 두 아이가 ‘can you come with me? 와 ‘no, I am sorry’ 라는 두 대사를 목소리톤만을 달리해 연기하는 것이다. 부드럽게 또는 툭툭 내 뱉듯이, 또는 슬프게, 또는 화난 듯 또는 건방지게 또는 즐겁게 대사를 말하는데 분명 같은 대사임에도 그 달라지는 말투와 톤에 따라 대화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. 목소리톤만으로도 연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간막극이었는데 보고있던 내겐 목소리톤만으로도 예기치못하게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도 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. 예전에 딸아이와 사소한 일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툭툭 내 뱉듯이 말하는 딸아이의 어투 때문에 괜히 섭섭해서 더 트집을 잡아 화를 낸 적이 있었는데 남편이 말하길, 딸아이의 그 목소리톤이 화가났을 때의 내 쌀쌀맞은 목소리톤과 꽤 닮았다고 한다. 그 말이 충격으로 되돌아와 그 이후엔 가급적 부드럽고 차분한 톤을 유지하면서 이야기할려고 노력중이다. 혹 내 목소리 톤으로 가족들이 상처받기보다는 위로받기를, 짧은 대화라도 내 목소리톤에서 행복을 감지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말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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